韓日中 3각 협력체제 정착되고 있다

 

[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6년 08월 26일(金)
윤병세 외교부 장관

21일 끝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일·중 3국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3국의 금메달을 합치면 47개로 1위 미국보다 많다. 3국 젊은이들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은 그 자체로 커다란 희망의 메시지였다.

한·일·중 3국의 잠재력은 실로 무한하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3국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그리고 교역액을 합하면 전 세계의 20%에 이른다.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과 정보기술(IT) 등 소프트파워 면에서도 동북아시아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제사회의 발전을 이끌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로 승화시키는 것은 외교의 몫이다. 동북아에서 외교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핵과 미사일, 영토 갈등 등에서 비롯된 전통적 위협에 더해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난민, 전염병 등과 같은 초국경적 위협에서도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이러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3국이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아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을 괴롭히고 있는 경제적 상호 의존과 정치·안보적 신뢰 결핍 간의 괴리, 즉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극복하는 일은 이 지역의 숙원이다. 하지만 한·일·중 3국이 협력한다면 양자 관계의 개선을 추동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지난 24일 한·일·중 외교장관이 삼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이유다.

이날 일본 주최로 도쿄(東京)에서 열린 3국 외교장관회의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3국 협력 체제의 제도화다. 지난해 우리 주도로 3년 반 만에 서울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와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어렵게 복원된 3국 협력체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연내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가능성도 상당히 커졌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공조 측면이다. 24일 아침에 또다시 자행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는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날로 가속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시급성과 엄중성에 대한 인식을 더욱 제고시켰다. 중국 외교부장이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을 명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내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같은 주요 다자 정상회의를 앞두고 좋은 메시지가 됐다.

셋째, 지역 차원의 공공선 창출이다. 한·일·중 3국은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전염병과 재난구호와 같은 공통의 도전 관리에서부터, 고령화·저출산·청년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혁신과 창조를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등 3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의 협력을 보다 내실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한·일·중 3국 간 협력은 경제적 상호의존을 넘어 역내 신뢰 구축 조치로서 긴요할 뿐만 아니라, 유엔 등 다자 차원에서의 협력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양자 차원의 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메커니즘이다. 3국 협력은 비단 이 지역을 넘어 지구촌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으며, 3국 협력 증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역내는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수많은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때에 한·일·중 3국이 한 배를 탔다는 자세로 협력해 나간다면, 리우올림픽에서 세 나라 선수들이 보여준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발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한·일·중 3국 협력체제의 사명이자 우리 3국의 미래 세대에 대한 책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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