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김일성 사진 떼고 태극기 걸었을 때 시민 환호 생생”

 

“인공기·김일성 사진 떼고 태극기 걸었을 때 시민 환호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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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 ‘제2 인천상륙’ 전승비 제막… 89세 老兵의 회상

갑판사관으로 참전 최영섭翁  
“한국 해군·해병대 단독 작전  
참전용사 애국심 기억해주길”
 

“적의 지휘본부가 있는 인천시청을 점령하고 인공기와 김일성 사진을 뜯어낸 뒤 태극기를 걸었을 때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해군 만세, 해병대 만세’라고 외치던 그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15일 최영섭(89·사진) 예비역 해군 대령은 지난 1951년 2월 10일 한국 해군·해병대 단독 상륙작전으로 인천을 재탈환한 ‘제2차 인천상륙작전’을 이렇게 회상하면서 “후배 장병과 국민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참전용사들의 애국심을 영원히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2차 인천상륙작전 전승비’ 개막식에 참여한 최 예비역 대령은 상륙작전 당시 한국 해군 최초 함정인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참전했다. 최 예비역 대령은 1950년 6월 25일 북한 특수부대원 600여 명을 태운 북한 무장선을 격침시킨 대한해협전투 때에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백두산함 갑판사관 겸 항해사·포술사로 해상전투에 참전한 것을 시작으로 숱한 전공을 쌓았다. 그는 백두산함 함장, 충무함 함장, 51전대 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을 맡고 있다.

1·4후퇴 이후 연합군의 재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제2차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제2차 인천상륙작전 전승비’ 제막식은 이날 오후 인천 북성동 대한제분 부지(월미공원 맥아더길 입구)에서 해군 주최로 거행됐다. 이날 제막식에는 최 예비역 대령을 비롯한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판규 해군참모차장은 축사에서 “제막식을 통해 66년 만에 제2차 인천상륙작전을 재조명함으로써 해군·해병대가 우리나라를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국민에게 현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해군·해병대 전 장병은 제2차 인천상륙작전에서 참전용사들이 보여준 피 끓는 전우애와 불굴의 용기를 가슴 깊이 새겨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 해군, 미래를 대비하는 정예 해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높이 3m인 전승비는 해병대를 상징하는 8각형 형태의 화강암 기둥 위에 당시 참전 함정과 해군·해병대를 형상화한 앵커(닻) 석물, 상륙군을 올린 청동 조형물이다. 기둥 전면 3개 면에는 상륙작전 당시 모습을 양각으로 새겼고, 후면에는 전투업적, 작전세력, 참전자 명단을 오석판 위에 새겨 넣었다. 최태복 해군 정훈공보실장은 “한국 해군과 해병대는 1951년 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인천항 교두보 확보를 위해 백두산함 등 6척의 함정과 각 함정에서 자원한 해군 장병 73명, 김종기 해군 소령이 지휘하던 덕적도 해병대 1개 중대로 구성된 합동특공대를 조직해 상륙작전을 감행, 1·4후퇴 이후 한 달여 만에 인천을 재탈환했다”며 “올해 2월 대한제분으로부터 상륙지점(당시 인천기계제작소)인 건립부지를 협조받아 이번에 전승비를 건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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